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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좋은 사람 같은 건 없다.
합법적인 시스템 안에서 혼자 사는 노인을 타깃으로 삼아 요양원에 보내고, 그 재산을 빼돌리는 사기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퍼펙트 케어.
전혀 완벽하지 않은 돌봄
영화의 제목 <퍼펙트 케어>는 반어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말라는 제목처럼 완벽하게 돌보지 않고, 보호는 커녕 자신의 성공과 돈에만 집착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성년 후견인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서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지만 그 법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긴다는 현실에 씁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감독 J 블레이크슨은 법적보호자에게 합법적인 이용을 당하는 환자들의 뉴스에 영감을 얻어 각본을 썼다고 합니다. 영화 <나를 찾아줘>에서 완벽한 사이코패스를 연기했던 로자먼드 파이크가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녀 말라를 연기합니다. 그녀는 말라의 캐릭터를 위해 실제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헬스케어 비즈니스 CEO를 연구했다고 합니다. 헤어스타일과 의상까지 완벽한 말라를 연기한 그녀는 이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연기파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러시아 마피아 로만을 연기하고, 에이사 곤잘레스가 말라의 연인 프랜을 훌륭하게 연기합니다.
은퇴한 노인들을 타깃으로 삼은 사기꾼 말라
은퇴한 노인들의 건강과 재산을 관리하는 법정후견인 사업을 하는 말라(로자먼드 파이크)와 그녀의 연인 프랜(에이사 곤잘레스). 하지만 법정후견인 사업은 은퇴한 노인들을 요양원에 보내 관리라는 명목으로 남은 생을 감금시키고, 살던 집과 재산을 처분해서 돈을 챙기는 사기꾼 사업이었습니다. 말라는 요양원과 노인을 요양원으로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의사와 치밀한 커넥션을 맺고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요양원의 한 노인이 죽게 되어 빈방이 생기게 되고, 말라는 혼자 사는 부유한 노인 제니터퍼를 다음 타깃으로 삼게됩니다. 말라는 제니퍼의 주치의를 매수해서 법원에서 제니퍼의 법정 후견인 자격을 얻게 됩니다. 제니퍼 역시 요양원으로 보내지게 되고, 말라와 프랜은 재니퍼의 재산은 물론 비밀금고에 있는 다이아 몬드까지 챙기게 됩니다. 하지만 제니퍼는 평범한 노인이 아니었고, 러시파 마피아 두목 로만(피터 딘클리지)의 어머니였습니다. 로만은 변호사를 통해 어머니를 구하려 하지만 마야는 큰돈을 요구하며 거절합니다. 결국 로만은 말라를 사고를 가장해서 죽이려 하지만, 말라는 극적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제니퍼의 숨겨진 돈을 가지고 도망가자는 프랜과 달리 말라는 복수를 계획합니다. 그리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로만을 기습 공격하고, 로만을 협박하는 데 성공합니다. 말라의 뻔뻔한 능력을 인정한 로만은 자신이 투자할 테니 사업을 확장하자고 제안합니다. 말라는 로만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큰 성공을 거두고 부자가 되고 TV쇼에 출연하게 됩니다. 하지만 요양원에서 홀로 죽은 어머니 때문에 앙심을 품은 남자가 말라에게 총을 쏘게 되고 그녀는 죽게 됩니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원맨쇼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가 단연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그녀의 원맨쇼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녀는 말라를 굉장히 매력 있는 악역으로 표현해 냅니다. 세상엔 포식자와 먹이 두부류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말라의 대사처럼 그녀는 포식자의 사악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말라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악당인 러시아 마피아 로만의 설정이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배우 피터 딘클리지의 연기는 좋았지만, 마피아 두목이라 하기엔 너무 허술한 설정은 영화적 긴장감을 떨어 뜨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 주제인 법적후견인 제도의 이중적인 면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법이 사회적 약자를 공격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더 공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법과 제도는 없겠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