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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뮤지션들이 만든 음악영화 원스
영화 원스는 음악 하나 만으로도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존 카니 감독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감독은 남자 주인공인 글렌 한사드가 이끄는 인디밴드 '더 프레임즈'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영화 원스 이후에도 비긴 어게인(2014)과 싱 스트리트(2016)라는 음악영화를 만들게 됩니다. 두주연 배우 역시 실제 뮤지션입니다. 감독은 밴드활동을 같이했던 글랜 한사드가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할 것이라 생각해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고 합니다. 감독의 예상대로 글랜은 훌륭한 연기를 펼치게 됩니다. 여자 주인공 마르케타 이글로바 역시 연기를 처음 하는 뮤지션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연기뿐 아니라 영화 음악의 작곡도 함께 하고 노래도 직접 불렀습니다. 영화의 유명한 OST Falling Slowly 역시 두 사람이 작곡한 음악입니다. 두 주인공은 이 노래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계기로 두 주인공은 실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1억 5천만 원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저예산 영화이지만, 제작비의 138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하게 됩니다. 저예산 영화인 만큼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는 많이 떨어집니다. 영화용 카메라가 아닌 캠코더로 영화 촬영을 했고, 스태프 부족으로 길거리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해 촬영 중인 카메라를 응시하는 사람들이 그대로 나오기도 합니다. 영화의 촬영기간은 단 2주였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음악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길 위에서 만난 두 남녀를 이어준 음악
가수를 꿈꾸며 매일 더블린 길거리에서 노래는 부르는 남자주인공(글랜 핸사드)의 직업은 청소기 수리공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그의 노래에 어느 날 한 여자(마르게타 이글로바)가 박수를 보내게 되고 둘은 대화를 하게 됩니다. 체코 이민자인 그녀는 길거리에 꽃과 잡지를 팔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음날 여자가 수리를 맡기기 위해 고장 난 청소기를 가지고 오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대화를 이어가고 서로 음악적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지만 피아노가 없었던 그녀는 자주 가는 악기상점에서 피아노 연주를 그에게 들려주게 됩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고 그들은 함께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여자가 남자의 노래를 듣고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듯이, 남자도 그녀의 연주를 듣고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남자는 가수로 성공하기 위해 런던행을 결심하고 여자에게 앨범 녹음 작업의 연주를 부탁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앨범 녹음을 함께 시작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서로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현실적인 문제로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피아노를 선물하고 런던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음악이 주는 감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
너무나 서정적이고 잔잔한 음악이 돋보였던 영화입니다. 음악영화 답게 음악이 주는 감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두 주인공이 들려주는 음악은 관객에게 감동과 전율을 선물합니다. 두 주인공이 악기상점에서 함께 부른 명곡 Falling Slowly 도 너무 좋았지만, 여자 주인공이 남자가 작곡한 곡에 가사를 만든 노래 If you want me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CD플레이어에 건전지를 사서 넣고 음악을 들으면서 여자주인공이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서정적이고 목소리가 너무나 애절해서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녀의 처지를 대변하는 듯한 가사에 쓸쓸한 마르게타 이글로바의 목소리가 너무나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두 주인공이 해피앤딩을 맞이했다면 훨씬 좋았겠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그 애절함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여자주인공이 끝내 말하지 않았던 체코어 '밀루유 떼베'의 뜻은 모두의 예상대로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 음악적 교감을 하고 사랑을 느꼈던 그 짧은 시간을 평생 추억하며 살 것입니다. 영화 제목 원스 역시 누구에게나 한 번은 오는 기적 같은 사랑의 순간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감독이 의도한 대로 영화 원스는 음악이 주는 감동만으로도 충분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