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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사랑 내곁에 포스터
영화 내사랑 내곁에 포스터

 

끝을 알고도 시작한 사랑

루게릭 병을 앓고 있던 종우(김명민)에게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됩니다.  종우는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장례지도사로 일하고 있던 지수(하지원)를 만나게 됩니다. 지수와 종우는 어릴 적 같은 동네에서 자란 사이입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국화꽃을 건네며 사귀자고 고백하는 종우. 그렇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종우의 병으로 병실에서 신혼생활을 하게 됩니다. 희귀병을 앓고 있지만 매사 긍정적이고 밝았던 종우는 병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지수는 그런 그의 곁을 지키며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합니다.  원래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자는 지수.  그런 지수가 있기에 희망을 잃지 않는 종우. 하지만 종우의 병은 점점 악화되고 굳건했던 의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끝을 알고도 시작한 종우와 지수의 사랑이, 그 끝을 향해 갑니다. 

 

근육이 굳어 가는 병, 루게릭

루게릭의 정확한 병명은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으로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감소되어 나중에는 온몸의 마비가 진행되는 병입니다.  1930년대 미국 메이저 리그 뉴욕 양키즈 프랜차이즈 스타 헨리 루이스 '루' 게릭이 걸린 병으로 그이 이름을 따서 루게릭병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은퇴한 뒤, 2년 뒤에 사망을 했습니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55년간 투병생활)과 우리나라 농구선수였던 박승일 선수가 걸린 병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에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얼움물이 몸에 닿을 때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루게릭병의 고통을 잠시나마 함께 느껴보고자 시작한 루게릭환자 기부 캠페인)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됩니다. 

루게릭 병은 온몸의 근력이 약화되고 위축되며, 사지마비, 언어장애, 호흡기능 저하, 삼킴 장애로 인해 3년에서 5년 내 사망하는 만성 퇴행성 질환입니다. 병이 진행되면 이 증상들로 인해 온몸의 근육이 움직여지지 않아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 합니다.  그에 비해 정신은 멀쩡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병입니다.  여러 가지 가설만 있을 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치료법은 없습니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루게릭병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로 알려진 박진표 감독의 영화입니다. 배우 김명민은 루게릭 환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20kg을 감량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어눌한 말투와 표정, 굳어가는 몸동작까지 루게릭 환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한 김명민은 청룡영화상,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죽어 가는 종우 곁을 지키는 지수의 감정을 잘 표현한 하지원 역시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합니다. 김현식의 유명한 노래 '내 사랑 내 곁에'를 영화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진부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왜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병을 알면서도 하게 되는 깊은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포인트는 '루게릭'이라는 병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에 생소했던 루게릭병을 알리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화제의 아이스버킷 챌린지(2014년) 이전에 나온 영화입니다.  6인실 병실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환자와 보호자의 감정과 고통에 대해 많은 공감이 갑니다.  저의 아버지 또한 루게릭 병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환자와 간호하는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긴 투병 생활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를 지치게 합니다. 너무나 외로운 시간이 됩니다.  아버지 투병 당시, 서로가 있었기에 우리 가족이 버텼던 것 같습니다.  루게릭이라는 병은 보호자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병입니다.   영화 속 종우에게 지수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현실에서 남자가 루게릭 병으로 죽게 된다는데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그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사랑'입니다.  장례지도사로서 사랑하는 남편을 보내는 마지막 장면.  종우와 지수 모두 편안해 보였기에  마음이 편했습니다.  스토리는 아쉬움이 남지만, 배우 김명민과 하지원의 연기는 훌륭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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