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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어려운 두 남녀의 만남
여자 주인공 29살 함자영(전종서)은 같은 방송국에서 일하던 남자친구와의 이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다. 아버지 와플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팟캐스트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도 사랑도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자영. 그동안 남자들을 만나면서 연애에 지친 자영은 더 이상은 감정 소모를 하기 싫다며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친구들에게 다짐을 한다. 하지만 외로움을 참지 못한 자영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독서모임에도 나가보고,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도 만나보는 등 여러 시도를 하지만 모두 이상한 사람들뿐이다. 그러다가 결국 가벼운 만남을 하기 쉬운 데이팅 앱에 등록을 한다.
남자 주인공 33살 박우리(손석구)는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잡지사에서 칼럼을 쓰고 있다. 우리가 쓰는 글이 재미없어서 잡지 판매가 떨어진다는 소리마저 듣는다. 잡지사 편집장은 퇴사한 직장동료가 맡았던 섹스칼럼을 우리에게 쓰라고 말한다. 우리는 잡지사 선배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선배는 약혼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서로가 진심이라고 생각했던 우리. 하지만 선배는 외로울 때만 우리를 찾아와 이용했던 것이다.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며 고민 얘기를 하던 중, 친구는 칼럼을 핑계로 여러 여자를 만나 보라며 우리를 데이팅앱에 등록해 버린다.
데이팅 앱에서 매칭이 되어 설날에 만나게 된 두 사람. 첫 만남부터 낮에 술을 마시게 된다. 너무나 솔직하고 대담한 자영과 그런 자영에게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평범한 남자 우리. 둘은 서로가 싫지 않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만난 두 사람은 그날 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자영과의 만남을 칼럼으로 쓴 우리
자영과의 첫 만남 후 그 이야기로 섹스칼럼을 쓰기 시작한 박우리.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쓴 칼럼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얻는다. 인기에 흥분한 편집장은 든든한 지원을 약속하며 칼럼 계속 이어 나가자고 한다. 첫 만남의 좋은 감정으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서로 연애에 대한 생각, 자신의 속 얘기를 나누며 점점 더 가까워진다. 두 사람은 연애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연인처럼 모든 걸 함께 하고 있었다. 자영은 가벼운 만남을 원하고 감정소모 하는 연애는 싫지만, 자신도 모르게 우리에 대한 마음이 커져간다. 우리도 자영과 만날수록 그녀를 향한 마음이 커가지만, 칼럼 때문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자영에게 솔직하게 말하려 하지만 기회를 놓치고 만다. 그러던 중 놀이동산 데이트에서 우연히 우리의 핸드폰을 보고 자영. 우리가 자신과의 얘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영은 강한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한다. 화가 난 자영은 우리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인터넷에 올리게 되고, 우리는 곤경에 빠지게 된다.
연애가 싫다던 두 사람의 결말
우리는 모든 걸 내려놓고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자영 역시 계획했던 팟캐스를 시작해서 열심히 일 한다. 그 후 1년 뒤 설날, 그들은 처음 만났던 식당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서로에게 미련이 남은 두 사람. 그들이 못했던 연애의 시작을 보여 주며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된다.
좋은 캐스팅, 가볍게 보기 좋은 로맨스 영화
감독과 각본을 맡은 정가영 감독의 첫 장편영화이다. 감독은 이영화로 백상예술대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 손석구, 전종서 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적인 캐릭터 함자영을 너무나 잘 연기한 전종서. 요즘세대 여성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 전에는 몰랐던 배우였는데 첫 주연작 '버닝'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 손석구. 약간 어리숙해 보이고 능글능글한 평범한 남자 박우리를 매력적으로 잘 표현했다. 악역과 멜로 둘 다 가능한 매력적인 배우이다. 나는 영화 '범죄도시 2'의 살벌한 연기보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손석구만의 멍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더 좋아한다. 외로워서 연애는 하고 싶지만, 상처받고 감정 소모 하기 싫은 두 사람의 모습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로맨스 영화 특성상 내용의 신선함은 없지만, 두 주인공이 주고받는 솔직하고 유쾌한 대사들 만으로도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머리가 복잡할 때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