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인폰다
작가 켄트 하루프의 소설 '밤에 우리 영혼은'은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영화 촬영당시 로버트 레드포드가 82세, 제인폰다가 81세의 나이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두배우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입니다.
할리우드 미남배우 로버트 레드포드는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아웃오브 아프리카'등 수많은 명작에 출연했으며, 감독으로도 활동해 '보통 사람들'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선댄스 영화제의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제인폰다는 1970년대 영화 '콜걸', '귀향'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이나 수상합니다.. 1960년대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에도 앞장섰고, 현재는 기후변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멋진 배우입니다. 두배우 모두 참 멋있게 늙었다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영화 줄거리
부인과 사별한 뒤 홀로 적적한 삶을 살고 있는 루이스(로버트 레드포드). 어느 날 이웃에 사는 애디(제인 폰다)가 찾아옵니다. 둘은 사별 후 혼자 살고 있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교류는 없었던 사이었습니다. 그런 애디가 자신은 외롭고, 당신도 외롭지 않냐며 밤에 잠을 같이 자자고 제안을 합니다. 육체적인 관계가 아닌 대화를 하며 잠들자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한 루이스는 깊은 생각 후 애디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신문 퍼즐 맞추기, TV 보기 등이 하루 일과였던 루이스에게, 밤에 애디에 집에 가는 새로운 일과가 생기게 됩니다. 왜 자신을 선택했냐고 묻는 루이스에게 애디는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 뒷문으로 오는 루이스에게, 애디는 다음부터는 앞문으로 오라고 말합니다. 평생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살았기에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둘은 점점 편안하고 솔직한 대화들을 하면서 가까워집니다. 루이스는 과거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았을 때 외도 했던 사실을 털어놓으며 자책합니다. 애디는 자책하지 마라며 그를 위로합니다. 둘의 사이는 마을에 소문이 나게 되고, 애디는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애디는 어린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얘기를 합니다. 그 사고 후 남편과 사이는 틀어지고,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애디의 아들 진이 손자 제이미를 맡기게 됩니다. 손자가 어색했던 애디는 루이스에 도움을 청하고, 강아지고 키우고, 캠핑도 가고 셋이 가까워지게 됩니다. 아들 진은 루이스에 외도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손자가 떠난 후 애디와 도시로 데이트를 떠나는 루이스. 서로에 대한 감정이 깊어집니다. 어느 날 홀로 있던 애디가 부상을 당합니다. 엄마가 걱정된 진은 애디에게 같이 살자고 합니다. 아들 진은 어릴 적 누나의 사고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엄마가 자신을 원망한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아들의 그런 마음을 알게 된 애디는 서로를 위해 아들과 손자와 함께 살기로 합니다. 루이스는 같이 가겠다고 하지만 애디는 반대를 하고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다시 시작된 루이스의 고독한 삶. 하나 둘 떠나는 친구들의 소식을 듣고 밤에 더 길게 느껴집니다. 루이스는 애디에게 핸드폰을 선물하고 둘은 전화로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만나지는 못해도 전화로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위안을 주게 됩니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노년의 외로움
사람은 언젠가는 혼자가 됩니다. 사랑하는 배우자, 자식, 친구도 마지막까지 함께 할순 없습니다. 우리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노년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영화. 그 외로움을 너무나 공감하기에 참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그 외로움은 노년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인간의 숙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애디는 루이스에게 밤을 견뎌 보자고 합니다. 낮보다 밤은 사람을 훨씬 외롭게 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견딘다는 말이 참 슬프게 다가옵니다. 영화처럼 얼마 전까지 왕래했던 친구들 하나 둘 외롭게 죽어가는 걸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들까요?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혼자가 된다지만 좀 더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 애디처럼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고 용기 내는 모습은, 그 방법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감정에만 빠져있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나의 인생, 나의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만나지는 못해도 전화 통화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은 주는 관계. 애디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그들에게 삶의 위안은 없었을 것입니다.